이번에는 4대 문명중에 하나인 이집트 문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까 해요.
나일강을 기반으로 한 비옥한 토지에서 진행된 고왕국, 중왕국, 그리고 신왕국시대.
강화된 왕권을 기초로 통일 이집트에서 번성하여 왕권의 약화와 내분으로 인해 멸망해 가는 이집트 문명.
이국적이며 재밌는 세계 4대문명의 하나인 이집트 문명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이 4대 문명 편은 총 4편으로 이어지니 함께 읽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1. 이집트 문명
이집트 문명의 발생지는 나일강 (그림의 1번) 주변, 즉 현대의 이집트 지역입니다. (그림의 2번 빨간 빗금 지역)
이집트 문명에 대해 본격적으로 살펴보기 전, 이 지역 자체가 갖는 특징을 먼저 알아볼까요?
이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나일강 자체가 수단(Sudan) 지역에서 지중해로 흘러가기 때문에 지중해 부분이 이집트 문명의 "남쪽"이라는 것이고, 둘째로는 예로부터 나일강의 정기적인 범람으로 땅이 비옥하다는 점이에요.
이 두 특징으로 인해 이집트 지역은 굉장히 이른 시기부터 집약적 공동체 생활이 가능했고, 여기서 진행된 3개의 왕국 (고왕국, 중왕국, 신왕국)은 각각 중간에 정치적 통일을 이루지 못한 공백기가 있었지만, 거대한 하나의 문명을 이룩하게 되죠.
이 3 왕국이 만든 세계 4대 문명인 이집트 문명의 특징을 알려드리자면,
1. 왕의 힘은 신들에게서 내려온다고 믿었음.
2. 신성문자를 썼음.
3. 왕의 힘이 절대적으로 강했기 때문에 대규모 노역/건설이 가능했고, 이에 피라미드나 대규모 수로들이 조성될 수 있었음.
여기서 신성문자란 각종 동물, 신체, 사물의 모습을 본 따 만든 문자로, 글자의 얼굴이 어느 방향으로 가 있는지에 따라 글을 읽는 방향을 알 수 있어요. (출처: 위키피디아)
이러한 특징을 머리에 넣고, 이제 각각 고왕국, 중왕국, 신왕국의 차이점을 살펴 볼가요?
2. 고왕국 시대
고왕국은 기원전 약 2686년부터 500년간 있었던 시기로, 이집트 왕조사에서는 3 왕조부터 6 왕조까지를 일컬으며, 다른 말로 "피라미드의 시기" 혹은 "피라미드 건설의 시기"리고 불리어요.
이 말을 보고 어떤 분들은 왜 이집트 문명을 다루면서 1, 2 왕조가 아닌 3 왕조부터 열거하는지 의문을 가지실 수도 있을 거예요.
그 이유는 이 앞 왕조들은 왕조기는 하지만 남겨진 유물이 적어 우리가 자세히 알 수 없고, 왕조 자체도 힘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고왕국시대로 묶을 수 없기 때문이죠.
이집트의 왕조는 3 왕조에 들어서면서 왕권이 크게 신장되었고, 군대도 강화되어, 중앙집권체제를 이룩했죠.
왕권이 크게 강화되면서, 수많은 인력을 동원해야 하는 대규모 공사, 즉 피라미드나 스핑크스, 여러 신의 신전과 같은 "기념비적 건축"이 가능하게 되죠.
그래서 이 시기에 이집트에는 수많은 피라미드, 스핑크스, 신전들이 건축돼요.
아마 지금 남아 있는 대다수의 유물들이 이 시기에 건설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죠.
모두 많은 양의 노동이 요구되는 것들이었고, 이를 통해 왕권이 얼마나 강했는지를 짐작하게 되죠.
이 중 가장 대표적인 건축물인 기자의 피라미드 군에 대해 언급하고 넘어가겠어요.
이 피라미드 군은 3개의 피라미드: 기자의 대피라미드 (혹은 쿠푸의 피라미드), 카프레의 피라미드, 그리고 맨카우레의 피라미드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중 사진에 보시는 기자의 대피라미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며, 뒤에 나올 헬레니즘 시대에 세계 7대 불가사의에 꼽히기도 했죠.
이 기자의 피라미드군 앞에는 기자의 스핑크스가 있는데요.
이 스핑크스 역시 규모 면에서 다른 스핑크스에 비해 월등히 커요. (세로 73m 높이 20 m: 출처: 브리타니카 백과사전)
또한 비록 코 부분이 없어졌지만 머리 장식이나 몸체에서 정교함이 묻어 나오죠.
이게 기원전 2500년 경 만들어진 유물인데도 말이에요.
브리타니카 백과사전의 기자의 스핑크스 편에 따르면, 이러한 스핑크스 하나를 건설하려면 도구를 가진 일꾼 100명이 3년간 일을 했어야 한다는군요.
이러한 일을 하게 만들 이집트 고왕국의 왕권이 얼마나 강했을지 짐작이 되시나요?
3 왕조 이후로 이처럼 대단한 왕권으로 인해, 초기 지배층들은 왕의 친척과 같은 혈연관계가 많아 지배층이 끈끈했죠.
하지만 5 왕조 말부터 점차 독립적인 존재들이 지배층으로 많이 등장했고, 그러면서 이전까지의 왕에 종속적인 존재가 아닌 각자의 독자적 행보들을 시작하게 돼요.
정치 분쟁으로 여러 왕들이 죽고, 점차 힘을 가진 지방의 귀족들이 주를 이루면서 중앙집권을 특징으로 하던 고왕국은 점차 약화되어 가면서 고왕국 시기가 종말을 맞이하게 돼요.
3. 중왕국 시대
중왕국시대는 이집트가 상하로 나뉘어 있던 것을 이집트 11 왕조가 기원전 2000년 경 통일하면서 시작돼요.
이 통일을 이룬 왕은 멘투호테프 2세로, 그는 굉장한 전사였다고 알려져 있죠.
수많은 전쟁을 승리하면서 자신에게 충성을 다하는 군대를 거느렸던 멘투호테프 2세는 통일을 이뤄 왕이 되면서 이 군인들을 파라오 직속 상시 근무하는 근위대로 편입했는데, 이는 후대 파라오들에게 전해지며, 왕권을 수호하는 하나의 직속 기관화되었죠. (출처: Shaw academy, world history)
비록 이 중왕국시대는 시대상으로는 300년 정도밖에 안되는 짧은 기간을 영위했지만, 문화적으로는 매우 큰 영향을 끼쳐요. 특히 예술계에 큰 변화를 이룩하죠.
바로, 블락(block) 조각상들이 등장하게 되었다는 건데, 이는 이전의 조각상들이 주로 지배층이나 왕족만의 고유품이었던 것에 반해 이 시기의 조각상들은 일반인에게까지 전파되어 주로 무덤을 장식하는 용으로 사용되었고, 이전의 조각상들이 주로 전신, 즉 서있는 모습의 방식이었던 것에 대비되어 주로 앉아있거나, 쭈그리고 무릎을 안고 앉아 있는 형태가 많았죠.
이러한 역동적인 조각상의 형태는 이후 신왕국시대까지도 인기였다고 하네요.
이처럼 군대를 위시한 강한 왕권을 자랑하며 통일왕조로서 약 300년 경 계속된 중왕국시대는 13 왕조 중반부터 무너졌어요.
13 왕조의 힘이 약해지자, 이집트 북쪽에 새로운 왕들이 등장하며 스스로 14 왕조를 세우며 이집트 지역은 다시 분열을 이루게 되죠.
4. 신왕국시대
한동안의 분열과 전쟁을 겪던 이집트는 기원전 1520년 경 테베 왕국의 왕자였던 아흐모세 1세가 왕위를 잡아 분열된 이집트를 통일하면서 신왕국시대로 진행되게 돼요.
약 500년간 이어지는 이 시기는 왕조상으로는 18 왕조, 19 왕조 그리고 20 왕조까지의 시대며, 이 시기 인물로는 우리에게 익숙한 네페르티티, 람세스가 있죠.
또한, 이집트 역사상 가장 번영했던 시기이자, 전성기라고도 불리는 시기라고 할 수도 있어요.
영토적으로는 이집트는 물론 지금의 리비아 지역의 일부까지 팽창했어요.
또한 역사상으로 대단한 파라오들이 많이 등장하였고, 정치. 외교. 문화 어디 하나 발전하지 않은 곳이 없죠.
종교적인 면에서도 기존 이집트 왕조들의 다신교 사상에서 점차 단일신, 태양의 신 아톤을 숭배하는 것으로 변화해요.
이처럼 찬란했던 신왕국 또한 20 왕조에 들어오면서 급격하게 쇠퇴하기 시작하며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그 이유로는 대표적으로 람세스들 (신왕국시대에만 11명의 람세스가 존재)이 펼친 수많은 전쟁, 기근, 가뭄 등의 자연환경의 변화, 그리고 람세스 3세 사후 일어난 중앙정부 내부 분열을 들 수 있죠.
여기서 잠시, 신왕국시대 이후의 이집트 문명에 대해 알아보기 전 신왕국시대를 대표하는 파라오들 몇 명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1) 무역 여제이자 고대 유적 보수자: 하트셉수트 (18 왕조 5번째 파라오)
혹자는 클레오파트라만이 이집트 여성 파라오로 알고 계실지 모르지만, 사실 이집트 역사 상 가장 유명한 여성 파라오는 하트셉수트입니다.
이집트 18 왕조의 4번째 파라오의 유일한 정실부인 소생으로, 그녀는 남편과 공동으로 파라오로 군림하다 남편이 일찍 죽자, 어린 아들을 대신해 단독 파라오로 이집트를 20년간 군림했어요.
그녀가 유명한 이유는 굉장히 많지만, 대표적인 활약점은 그녀가 무역에 능해 수많은 국가들과 무역관계를 성립하면서 이집트에 많은 부와 평화를 가져왔다는 점과 고대 이집트 유적을 보수하며 문화적 융성함을 이룩했다는 점이죠.
그녀가 진행한 대표적 보수 성취 유적은 현재에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도 등록되어 많은 역사학자들과 관광객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데르 엘 바하리(Deir el-Bahari)"에요.
이는 원래 3 왕조와 11 왕조 시절의 신전이었는데, 이후 버려져있던 것을 그녀가 보수하며 그 인근에 하트셉수트, 즉, 자신의 신전을 지어 관리함으로써,하나의 신성한 지역으로 거듭나게 되었죠.
2) 일신교 종교 개혁을 이룩한 아크나톤 (18 왕조 10번째 파라오)
아크나톤의 아마르나 개혁 이전의 이집트는 앞서도 설명했듯 종교적으로 다신교를 믿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다신교는 다양한 제사장들의 신권 남용에 패해를 불러일으켰고, 이를 방지하고 종교의 권력이 왕권을 능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아크나톤은 종교개혁, 즉 아마르나 개혁을 이룩하게 돼요.
즉, 다신교였던 이집트를 하나의 신, 태양의 신 아톤을 숭배하는 일신교로 전향하게 됩니다.
이 것은 역사학자들은 세계 최초의 일신교 개혁(출처: 브리타니카)이라는 의의를 부과하죠.
비록 이 개혁은 아크나톤의 제위 이후로는 사라지게 되지만, 예술적으로는 기존의 숭배 시 되는 예술 양식이 아닌 사실적이고 역동적인 면을 중시한 아르마나 예술 기법이 등장하게 되는 원동력으로 작용해요.
또 하나, 아크나톤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유는 바로 그의 아내가 굉장히 유명한 네페르티티 왕비이기 때문이죠.
이 네페르티티가 우리에게 굉장히 알려진 데에는 그녀의 흉상이 한몫을 하죠.
1914년 발견된 이 흉상으로 인해 그녀는 현재까지도 '현존하는 이집트 최고 아름다운 흉상'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3) 정복과 화친의 제왕 람세스 2세 (19 왕조 3대 파라오)
이집트 왕국을 역대 가장 넓고, 강대한 나라로 만들었던 람세스 2세.
이집트는 물론 리비아, 누비아, 팔레스타인까지 정복했고, 1285년에는 현재 시리아와 레바논에 위치한 강대국 히타이트의 왕과 평화협정을 맺기도 했죠.
이때의 평화협정문은 현재까지 남아있으며, 현존하는 최고로 오래된 사료이기도 해요.
람세스 2세는 초기 제위기간에는 정복전쟁을, 후기에는 신전과 건축물 복구하고 설립하는데 힘썼고, 다른 파라오들에 비해 굉장히 장수하여 당시에 90세까지 살며 이집트의 전성기 구현에 굉장한 역할을 했던 파라오랍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여담을 드리자면, 비록 확실치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구약성서와 만화영화 '이집트 왕자'에 등장하는 람세스의 원래 모델로도 이 람세스 2세를 열거하고 있습니다.
5. 신왕국시대 붕괴 이후
기원전 1000년 경 약화된 중앙정부에서 수많은 지방 도시국가들이 파생되며 끝끝내 멸망한 신왕국시대.
이때 생성된 수많은 도시 국가들은 이후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아시리아인들의 지배를 받으며 아시리아 속국으로 400여 년을 살게 돼요.
그리고 기원전 600년 경 이집트인들이 거센 항쟁에 겨우 아시리아인의 지배를 벗어나며 약 100년간의 평화를 이룩했지만, 그 이후 장성한 페르시아 왕국에 의해 또 정복되었고, 이후 페르시아 왕들이 이집트 파라오라는 직위를 겸하며, 파라오로 대비되는 이집트 문명은 막을 내리게 됩니다.
이처럼 역사의 대단원인 이집트 문명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재밌으셨나요?
강력한 왕권으로 무려 3 왕조부터 20 왕조까지 기원전 약 2600년경부터 기원전 1000년경까지 약 1600년에 걸친 이집트 문명을 살펴보았네요.
저도 이 글을 적으며 여러 자료를 찾아보고 하다 보니 참 많이 배웠던 거 같아요.
여러분도 그러셨기를 바라며, 다음 4대 문명인 인더스 문명에서도 만나길 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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