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사

그리스 역사 제 5탄: 제 1차 펠로폰네소스 전쟁(델로스 동맹과 펠로폰네소스 동맹, 스파르타, 아테네 그 서막)

민훈트 2020. 7. 18. 20:22

저번 3편에서 페르시아와의 전쟁을 끝낸 그리스 폴리스들의 상황을 언급했죠?

상대적으로 이득을 못 본 스파르타, 그리고 이득을 많이 봐 부강해진 아테네. 그리고 그들을 선두로 하는 폴리스들 동맹.

이번 편은 이들을 중심으로 한 그리스 내전,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알아볼 거예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제2차 펠로폰네소스 전쟁과 그 이전의 작은 1차 펠로폰네소스 전쟁, 잘 기억해두세요 :)

 

<그리스-페르시아 전쟁 이후>

페르시아가 그리스 땅에서 물러난 이후인 기원전 478년 아테네를 포함한 여러 폴리스 국가들은 페르시아 제국의 재침략을 함께 막는다는 명분으로 동맹을 맺게 돼요.(델로스 동맹) 명분은 같이 막자였지만, 실제로는 아테네에게 강대한 부와 힘을 쥐어주게 되었죠. 

 

또 다른 맹주, 스파르타의 상황은 어땠을까요? 

그들은 기원전 6세기경부터 자신들이 있던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다른 폴리스들과 펠로폰네소스 동맹을 맺고 그 동맹의 맹주로서 힘을 키워나가고 있었죠. 

 

그리스 연안의 두 동맹체가 맞붙여 있으니 이 둘의 싸움은 어찌 보면 언젠가 한 번은 일어날 일이었죠. 

페르시아와의 교전 중에는 동맹체 두 곳들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싸우지 않고 동맹을 이뤄 살았지만(헬레네 동맹), 공동의 적이 사라진 후에는 이 동맹체는 소멸하고 원래 자기들의 동맹체로 돌아갔죠. 

이러한 상황에 그들 간의 싸움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여기서 잠깐 이 두 동맹을 알아보고 갈까요?

1. 델로스 동맹

델로스 동맹에는 총 150에서 330개의 폴리스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었고, 원칙적으로는 모든 폴리스들이 평등한 투표권을 가지는 대신 공동의 해군을 짓고 훈련할 목적으로 얼마의 성의를 보여야 했죠.

그래서 델로스라는 섬에서 이 의회 모임을 갖고, 모은 동맹 기금을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에 동맹 이름도 이 섬에서 유래했어요.

하지만 점차 아테네의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기원전 454년 이 모든 것들이 아테네로 이주하게 되었고, 이 동맹은 사실상 아테네 제국의 일원으로 변모하게 됐어요. 아테네는 공금을 자신들 사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고, 동맹 탈퇴를 원하는 폴리스들을 무력으로 제압하거나, 돈, 선박, 자원 아니면 식량을 계속하여 내라고 하는 등 동맹국들 위에서 군림하기 시작한 거죠. 그래서 이 동맹의 다른 이름으로 아테네 동맹이라고도 불린답니다. 

 

펠로폰네소스전쟁 전인 기원전 431년 델로스동맹국(노란색)과 아테네(붉은색) (출처: 위키피디아)

2. 펠로폰네소스 동맹

펠로폰네소스 동맹은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가장 힘 있는 폴리스 국가, 스파르타를 맹주로 해 반도의 많은 폴리스 국가들이 맺은 협약체입니다. 

 

폴리스의 사이즈나 힘의 정도와 상관없이 각자 한 개의 의결권을 갖고, 힘이 가장 큰 폴리스를 주체로 한다는 점에서 델로스 동맹과도 공통점이 있죠. 

 

하지만 펠로폰네소스 동맹의 경우, 모든 협약이 스파르타와 결속된 것이기 때문에 혹시 다른 두 개의 폴리스가 계약을 맺고 싶으면 다시 자기들끼리 맺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전쟁기간이 아니면 성의를 보일 필요가 없다는 것, 전쟁이 일어나면 스파르타에 의해 다른 폴리스 국가 군대의 최대 1/3까지 징병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동맹 의회는 스파르타에 소만 소집할 수 있다는 점들을 들어 스파르타와 그의 동맹들이라고 표현할 수 있죠. 

 

표면상이나마 평등한 동맹국이었던 델로스 동맹에 비해 펠로폰네소스 동맹은 처음부터 끝까지 스파르타가 중심이었다고 이해할 수 있어요. 

 

펠로폰내소스 전쟁 전인 기원전 431년 그리스 연안 세력도 (출처: 위키피디아)

<1차 펠로폰네소스 전쟁 (기원전 460년부터 기원전 445년)>

1. 원인

패권 싸움 외에도 사실 이 1차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발발시킨 요인은 더 있어요. 

각자 동맹의 탈퇴국들을 돕는 다던지, 반발국들 간의 싸움 뭐 이런 작은 문제들이 쌓인 거죠.

예를 들면, 그전까지 해군은 스파르타, 육군은 아테네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아테네가 자신들의 해군력을 높이고 내륙국가인 자신들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아테네에서 항구까지 직통으로 가는 큰길과 그를 보호하는 장성을 건설하는 데에서 스파르타의 저지와 이를 무시하고 밀어붙인 아테네의 싸움 같은 것도 그중 하나예요. 

 

아테네의 장성 제작도 (출처: 위키피디아)

직접적 도화선은 기원전 462년 스파르타에서 일어난 지진이에요. 

이 지진으로 살기가 힘들어지자, 스파르타 체제의 가장 밑이었던 노예층들은 반란을 일으켰어요.

이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스파르타는 내부 반란 진압에 경험이 있는 아테네에게 도움을 요청했죠. 

아테네는 자신들의 군인 4,000명을 파견했어요.

그런데 막상 부르고 나니, 혹시 아테네가 마음을 고쳐먹고 적과 한배를 타지 않을까 스파르타는 걱정이 된 거예요. 막 지진을 겪은 뒤라 굉장히 힘이 약해져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마음만 먹으면 아테네에 의해 정복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거예요. 그래서 스파르타는 아테네 군대가 오자마자 돌려보내버렸어요.

이에 아테네는 배신감을 느꼈죠.

 

그러는 와중에 또 다른 사건이 터지게 돼요. 바로 기원전 459년의 메가라의 반란인데요.

이 메가라는 위치적으로 스파르타가 있는 펠로폰네소스 반도와 그리스 본토를 있는 작은 땅에 있어 중요한 거점이죠. 그런데 이 곳이 스파르타를 대항해 반란을 일으킨 거예요. 아테네는 이들을 돕게 되고 동맹을 맺었어요. 이게 스파르타에게는 또 아테네를 적대하고, 자신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행위로 간주된 거죠. 아테네는 이외에도 스파르타의 오래된 적이었던 아르고스 그리고 북쪽의 세도국인 테살리아와 동맹을 맺으며 본격적으로 스파르타와 적으로 돌아서게 됩니다.

현재 구글지도에서 메가라 위치

2. 진행

제1차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전투의 경우 소규모로 자주 일어났어요. 

초기는 스파르타의 우세로 보였어요. 스파르타의 동맹국인 도리스를 돕기 위해 출병한 기원전 457년 타나그라 전투에서는 사상자가 많았지만 스파르타가 승리했거든요. 

 

하지만 그 62일 후에 열린 이 복수전 오이노피타 전투부터는 대부분의 전투가 아테네의 승리로 끝나게 되죠. 

또 신성한 신전이라고 여겨지는 델포이 섬을 둘러싸고 다른 이익관계들을 대변한 싸움인 제2차 신성 전투와 델로스 동맹과 아테네의 도움으로 스파르타령에서 새로이 독립을 맞이한 폴리스 간의 싸움인 코로네이아 전투에서도 아테네 쪽이 승리를 하게 되죠. 

 

이러한 승리로 인해 이 1차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종식시킨 <30년 평화조약>은 아테네에게 더 많은 유리점이 들어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더 이상의 동맹 간 싸움을 못하도록 했지만, 사실상 아테네의 에게해 지역 독점권을 인정한 거니까요. 이 평화조약은 근본적으로 스파르타와 아테네 간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조약 체결 15년 만에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3. 의의

비록 이 전쟁 자체는 세계사에서 큰 획은 아니지만, 두 개의 아주 중요한 논쟁 거리를 남겼죠. 

첫 번째는 메가라가 위치한 지역의 중요도가 강조되었어요. 그전까지는 미비한 역할이었지만 이 전쟁을 통해 이 지역의 패권을 잡은 쪽이 다른 쪽을 엄청나게 압박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게 되죠. 이 1차 전쟁 당시 아테네 휘하에서 메가라가 얼마나 많은 역할을 했는지가 승리와 연관이 많았거든요. 

 

두 번째, 그리스 연안의 힘의 양극화를 인정하게 되었어요.

초반 전쟁까지는 아테네의 힘이 최고조에 이뤘어요. 그래서 아테네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독식하는 아테네 제국을 꿈꿨었죠. 하지만 이 30년 평화조약을 맺으며, 양분된 정치세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델로스 동맹과 펠로폰네소스 동맹이 그리스 지역의 힘의 양대산맥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어진 거죠. 

 

여기에 아직 해결되지 않은 아테네-스파르타의 갈등까지 더해져 이후 벌어질 제2차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중요한 배경이 된답니다. 

 


사실 2차 펠로폰네소스 전쟁까지 이번 포스트에서 다루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져서 다음으로 넘겨요 :) 

죄송합니다. 분량 조절을 실패했네요 ㅜㅜ

그래도 다음 편에 바로 시작할 거니까 너무 속상해하지 마시고, 바로 다음 편에서 만나요 :)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