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여행 플랜

국내 역사여행플래너 제 1탄: 구석기시대의 잔재를 찾아

민훈트 2022. 10. 10. 19:14

안녕하세요. 

민훈트에요. 

오늘은 국내 여행, 특히 역사를 테마로 한 역사여행 아이디어를 드릴려고 합니다. 

 

요즘 코로나로 인해 외국에 나가시는 게 힘드시죠? 

여행은 가고 싶고, 국내는 웬만하면 다 다녀왔고,

아니면 테마가 있는 여행을 다녀오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남녀노소가 좋아할 역사 관련 여행 계획을 가지고 왔어요. 

더 재밌게 다녀오실 분들은 그전에 공부를 좀 하고 다녀오시면 좋아요. 

아는 만큼 보이니까요 ^^**

 

자, 대망의 첫 편은 바로 구석기시대 유적지예요. 

먼저, 이 여행 플랜은 오로지 국내, 즉 남한 구역만 넣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가요. 

사실 당시의 개념에서는 남한 북한 나누지 않았지만, 현재 갈 수 있는 구역만 넣다 보니 어쩔 수 없네요.

이점 유의해주시고, 여행 플랜에 앞서,  인간의 역사 1탄2탄을 같이 읽고 가시면 더 좋아요 :)

자 먼저 읽고 오세요. 기다릴게요 :)


 

먼저 여행의 코스 소개, 지도 갑니다. 

 

남한 구석기 유적지도
여행 플랜 (출처: 자체 제작)

 

코스는 공주 석장리(1번)-> 충북 단양 수양개와 금굴(2번)-> 연천 전곡리(3번)로 플랜 해 봤어요. 

아무래도 석장리에서 한번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수양개와 금굴에서 초기, 중기 구석기의 삶을 보고

연천에서 아슐리안 주먹도끼라는 특별한 유물을 깊게 바라보는 게 좋을 듯해서 이렇게 진행해봤어요. 

하지만 한 곳만 가시는 분들은 세 개 중 아무 곳이나 가도 된답니다 :)


1. 공주 석장리 유적

 

제일 처음 가볼 곳은 충남 공주 석장리에 위치한 대한민국 사적 제334호 "공주 석장리 유적"이에요.

이 유적은 남한에서는 최초로 발견된 선사시대 유적지로, 그전까지 있던 "남한에는 구석기시대에 사람이 살지 않았다"라는 학설을 뒤집는 굉장한 유적지랍니다.  

 

공주 석장리 막집
공주 석장리 막집 모형 (출처: 문화재청)

또한 막집터, 불을 이용한 자리, 사람의 털, 짐승의 털 그리고 불에 탄 곡식 낟알 등 주거지가 발견돼었고, 그들이 주로 사용하던 여러 석기도구 (긁개·찌르개·자르개·주먹도끼·주먹대패) 등이 발견되  구석기 사람들의 특징을 잘 나타내 주고 있는 유적이죠.

 

특히 이 유적에서는 전기 구석기, 중기 구석기, 후기 구석기시대의 유물들이 다양하게 나와 한국 고고학계에는 없어서는 안 될 유적지죠. 

 

구석기 시대의 특징 중 하나인 강 주변 (금강) 에 위치 해 있고, 구석기 시대 뿐 아니라 토양층을 미뤄보아 중석기 그리고 청동기 시대까지도 사람이 사는 곳이었죠.

 

여기에 약간은 학계적 얘기를 덧붙이자면, 이 유적은 한국 최초로 바둑판식 발굴법 (gridmethod)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발굴법계에도 큰 의미를 가져요. (출처: 연세대학교 박물관)

이 발굴법은 기존의 발굴법들에 비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이이며, 특히 넓은 면적을 발굴하고, 층을 건드리지 않으며, 장시간 발굴을 할 때 좋다고 해요. (출처: 최성락(2005). 고고학 입문. 학연문화사)

 

바둑판식 발굴법
공주 석장리 바둑판식 발굴 (출처: 민족문화대백과사전)

 

마지막 하나 더, 혹시 매해 5월 즈음 여행하실 분들께서는 구석기시대를 몸소 느낄 수 있는 "공주 석장리 구석기 축제"를 권해 드리고 싶어요:)

아이들도 체험하며 배우고, 어른들은 이색 데이트 장소로, 유적지 보고, 체험도 하고, 재밌겠죠? :)

 

공주 석장리 구석기 축제
공주 석장리 구석기 축제 사진 (출처: 석장리축제 홈페이지)

 

2. 충북 단양 수양개 유적 & 단양 금굴 유적

 

공주 석장리 유적을 보셨다면 다음 구석기시대 유적 탐방으로는 충북 단양 수양개 유적충북 단양 금굴 유적을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일단 단양의 수양개 유적은 후기 구석기시대에서부터 후대의 마한 시대까지 걸친 유적지로 강을 끼고 있는 주위의 환경이나 발견된 석기들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삶을 잘 보여주는 유적지랍니다. 

또한 수십차례의 발굴로 다양한 유물은 물론 50여 곳의 석기 제작소가 확인되었다는 점에서 굉장한 가치가 있는 곳인데요.

 

수양개 유적 발굴
발굴 자료 (출처: 수양개선사박물관 홈페이지)

대단하죠? 

 

수양개 유적 지도
수양개 유적 지도(출처:수양개 선사 유물 전시관 홈페이지)

또한 이 근방에는 또 다른 구석기 유적인 충북 단양 금굴 유적지도 근처에 있어 함께 살펴보며 구석기에 대한 더 넓은 이해를 할 수 있어요. 

 

특히 단양 금굴의 경우, 현재까지 나온 한반도 구석기 유적 중 가장 오래된 유적으로, 호모 에렉투스부터 살았던 흔적이 나온 곳으로 참 희귀한 보존 유적이라고 하네요. (출처: 국사편찬위원회)

 

하나 명심하셔야 할 것은 더 많은 유물들을 보시고, 더 많은 지식을 얻고 싶으신 분들은

가장 먼저 수양개 선사 유물 전시관을 방문하시는 걸 추천드릴게요. 

 

3. 연천 전곡리 유적

 

마지막으로 방문할 곳은 앞선 인간의 역사 2탄에서도 언급한 연천 전곡리 유적입니다. 

사실 구석기 사람들의 생활상답게 한탄강·임진강 줄기에는 전곡리 유적 외에도 많은 유적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전곡리 유적은 그 규모면에서도 가장 크고 넓은 지역에 걸쳐 있죠. 

 

또, 연천 전곡리 유적이 특별히 의미가 있는 이유는 아슐리안 주먹도끼의 출현이죠.

 

아슐리안형 주먹도끼
아슐리안 주먹도끼 (출처: 전곡 선사박물관)
모비우스 라인 (출처: 전곡 선사 박물관)

 

이 유적의 발굴이 가지는 의미를 쉽게 얘기하자면 이 도끼가 발견된 1978년 전까지 정설이라고 여기던  "모비우스 라인", 즉 주먹도끼가 발견된 곳과 발견되지 않은 곳을 가상의 라인으로 나눠 당시 사람들의 이동과 도구의 발전 정도를 분류한 이분법적 논리를 엎어버렸죠. 

한반도에서 이 도끼가 출토되기 전까지 인도의 동쪽, 즉 동아시아에서는 이러한 유형이 나오지 않았거든요. 

학자들은 이걸 근거로 서구와 동양의 기본적 조상이 다르고, 나온 쪽이 문화적으로 우월하다고 주장했어요. 

이걸 깬 것이 바로 연천 전곡리의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라는 거죠. 

사실 이 거 하나만으로도 이 유적지는 엄청난 의미를 가져요. 

어때요? 가볼 만하죠?

 

연천 전곡리
연천 전곡리 구석기 생활상 모형 (출처: 문화재청)

 

또 하나 만약 10월에 연천 전곡리 유적을 가실 계획이라면 연천 구석기 축제도 추천드려요.

사실 제 개인의 생각으로 역사는 체험하면 더 쉽게 다가오거든요. 

그냥 글로 배우는 것보다는 한번 해보면 재미도 있고 기억에도 오래 남고.

그래서 의상도 입어보고, 바비큐도 해 먹고, 공방도 해 볼 수 있는 축제를 소개해 드리고 싶네요. 

 

연천 전곡리 구석기 축제
연천 전곡리 구석기 축제 2022년 팜플렛 (출처: 연천군 홍보)


이 글을 끝내며, 혹시 대전에 사시거나,  다른 일로 대전을 방문하실 분들께, 대전에서 선사시대를 만날 수 있는 대전 둔산 선사유적지를 추천드립니다. 

이 유적지는 한국 최초로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시대 유물이 한 곳에서 나왔는데요. (출처: 문화재청)

이 덕분에 선사시대를 바로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해요. 

 

특히 한 장소에서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 집을 볼 수 있다는 것과 푸른 녹지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게 완전 메리트가 아닐까 싶네요. 

역사도 느끼고 자연도 느끼고. 일석이조.

 

대전 둔산유적지 신석기시대
신석기시대 집 모형 (출처: 문화재청)
대전 둔산유적지 청동기 시대
청동기 시대 움집 모형(출처: 문화재청)

이 외에도 많은 유적지가 있지만, 아직은 많이 그냥 방치되고 있어 추천은 드리지 않았어요. 

앞으로 그러한 유적지도 앞서 열거된 곳들처럼 체험과 공부를 병행하는 곳으로 잘 보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꼭 한번 다녀오시는 것을 추천드리며, 

국내 역사 여행 제1탄. 구석기시대 편을 마칠까 해요. 

재밌으셨기를 빌며, 다음 편은 신석기시대로 돌아오겠습니다. :)

 

안녕 ~